제목 | 사료·퇴비로 재활용도 한계, 한해 482만톤 음식물 버려져 | 작성일 | 2014.07.09 | 조회수 | 1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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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퇴비로 재활용도 한계, 한해 482만톤 음식물 버려져
문제는 양이다. 애초 인간이 만들어낸 쓰레기는 가축의 먹이와 땅의 거름이 되는 소중한 자원이었다. 그러나 자연으로 돌릴 수 없을 만큼 쓰레기가 늘어나자 골칫덩어리로 변했다. 올해부터는 음폐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이 전면 금지됐기 때문에 음폐수는 바이오가스(메탄가스)를 만드는 데 이용되거나 하수처리장을 거쳐 하천으로 흘려보낸다. 바이오가스로 만들려면 돈도 많이 들고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시설을 짓는데 주민반대도 많다. 또 하천으로 흘려보내면 수질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나한테서 짜낸 물은 어딜 가나 골칫덩이다. 이물질도 문제다. 비닐이나 쇳가루 등 미세한 이물질을 골라내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나를 재활용해 사료나 퇴비로 만들어도 순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재활용 사료를 먹은 닭이 장 폐색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시설의 한 관계자는 “기준을 통과한 사료라 해도 (동물이) 먹고 죽지 않는 수준인 경우가 많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찌고 말리고 식히는 과정을 거친 나는 단미사료라는 시큼한 냄새의 진갈색 가루로 모습을 바꾼다. 국내에서 연간 소비되는 사료의 7%가 나처럼 재활용 사료다. 그런데 문제는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다른 종류의 사료를 2∼4배나 섞어야 동물에게 먹일 수가 있다. 또 구제역이나 AI(조류인플루엔자), 광우병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인 소와 사슴, 산양 등에게는 먹이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악덕업자가 있는 듯하다. 반추동물인 염소의 먹이로 재활용 사료를 사용하고, 이 염소가 시중에 유통돼 사람들 식탁에 올라갔다는 소문이 돈 적도 있었다. 그뿐이 아니다. 최근 AI가 발생한 울산의 한 농가는 신고도 없이 가열하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를 닭 등의 먹이로 줬단다. 이곳의 비위생적인 환경이 AI 발생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에서는 썩은 음식물 쓰레기를 돼지와 개 등에 먹여 수백 마리가 폐사하자 땅에 불법 매립한 사례도 적발됐다. 현재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은 사료화가 49%, 퇴비화가 43%를 차지한다. 염분이 많은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특성상 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어 퇴비로 주는 것도 쉽지 않다. 6월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버리는 것이 금지된다. 음식물 쓰레기의 이물질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조치다. 재활용을 위한 시민의식과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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